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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교섭 이행명령의 한계 — 대법원 2026으552 판결

2026년 10월 24일

이 글은 확정된 면접교섭권의 이행을 명하면서 원판결에 없던 조건을 새로 부가할 수 있는지를 다룬 대법원 판례를 검토한다. 핵심은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이 확정된 의무를 실현하는 절차인지,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 절차인지에 있다.

Ⅰ. 사안의 개요

  • 신청인과 피신청인은 미성년 자녀를 두고 혼인생활을 하다가 2024. 6. 3. 부산가정법원의 이혼 등 청구사건 판결이 확정되어 이혼하였다. 그 판결은 피신청인을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하고 신청인에게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면접교섭할 권리를 인정하였다.

  • 확정판결은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 10시부터 다음 날 18시까지의 1박 2일 면접교섭, 방학 중 각 2박 3일, 설날과 추석 연휴 중 각 1박 2일의 면접교섭 및 그 방법과 협조의무를 정하였다.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정해진 일정을 지키지 않고 매월 2회의 당일 면접교섭만 허용하였다고 주장하였다.

  • 신청인은 2024. 10. 29. 부산가정법원에 확정판결에 따른 면접교섭 허용 의무의 이행명령을 신청하였다. 원심은 당사자들을 심문한 뒤 2026. 4. 10. 면접교섭 허용 의무의 이행을 명하였다.

  • 원심의 이행명령은 면접교섭 일정과 방법에서는 확정판결과 같았으나, ‘신청인이 자녀를 면접교섭할 때 자녀의 혈족이 아닌 여성이 동석하지 않도록 한다’는 추가준수사항을 새로 두었다. 신청인은 특별항고하였고, 대법원은 원심결정을 파기하여 부산가정법원에 환송하였다.

Ⅱ. 쟁점

(1) 가사소송법 제64조의 이행명령으로 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의무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창설할 수 있는가.

(2) 면접교섭 이행명령에 원판결에 없던 동석자 제한을 부가하는 것이 면접교섭권의 실질적인 제한·배제·변경에 해당하는가.

Ⅲ. 판결 요지

대법원 2026. 8. 24. 선고 2026으552 판결은 이행명령을 판결 등에 의하여 이미 확정된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는 이행확보제도로 파악하였다. 과태료나 감치와 같은 제재를 배경으로 의무의 이행을 확보하는 절차이지, 권리의 존부나 내용을 새로 정하는 절차는 아니라는 취지이다.

이러한 이행명령은 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제68조에 근거한 과태료 또는 감치와 같은 제재를 통하여 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금전의 지급의무 등의 이행을 촉구하는 가사소송법상의 이행확보제도이다.

이행명령은 확정된 의무 가운데 아직 이행되지 않은 일부만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다만 그 형식을 이용하여 미이행 부분에 관한 권리나 집행권원(강제집행의 기초가 되는 공적 문서)의 효력을 사실상 소멸시키거나 변경할 수는 없다.

또한 이행명령의 효력은 금전의 지급, 유아의 인도, 자녀와의 면접교섭에 관한 판결 등이 집행권원으로서 본래 가지고 있는 효력과는 별개이므로, 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의무 중 이행명령을 할 때까지 의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한 의무의 일부에 대하여만 이행명령을 할 수도 있지만(가사소송규칙 제123조 참조), 가정법원이 이행명령의 형식을 취하여 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의무 중 이행하지 아니한 부분에 관한 권리 또는 집행권원의 효력을 사실상 소멸 또는 변경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처분을 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비혈족 여성의 동석을 금지한 추가준수사항이 확정판결에 없던 조건이라고 보았다. 그 조건으로 신청인이 동석자의 제약 없이 행사할 수 있었던 면접교섭권이 제한되므로, 이는 단순한 이행 촉구가 아니라 면접교섭권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제한·배제·변경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자녀와의 면접교섭 허용 의무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가사소송법 제64조에 따른 이행명령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3)에서 정한 면접교섭권에 대한 제한ㆍ배제ㆍ변경 처분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는 가사소송법 제64조에 의한 이행명령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그 결과 대법원은 원심의 이행명령이 가사소송법 제64조가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아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하였다.

Ⅳ. 검토

(1) 이행명령의 법적 성격

가사소송법 제64조는 판결·심판·조정조서·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또는 양육비부담조서에 따른 의무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되지 않을 때, 당사자의 신청으로 일정한 기간 내의 이행을 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권리를 확정하는 본안절차가 아니라 이미 확정된 권리를 현실화하는 절차의 일부이다.

판단기관인 가정법원이 직접 이행을 촉구한다는 점에서는 민사집행법상 강제집행과 형식이 다르다. 그러나 확정된 권리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는 기능적 측면에서는 강제집행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이다.

(2) 일부 이행명령과 권리 변경의 구별

가사소송규칙 제123조에 비추어 미이행 의무의 일부만을 특정하여 이행을 명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는 기존 집행권원의 범위 안에서 현실적으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을 집행 대상으로 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판결에 없던 조건을 붙여 권리행사의 방식이나 범위를 축소하면 집행의 대상을 특정하는 수준을 넘는다. 형식상 이행명령이라도 실질이 권리 변경이라면 가사소송법 제64조에 근거할 수 없다.

(3) 면접교섭권 변경 절차와의 구별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에 따르면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 이 처분은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3)의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서 조정 전치주의와 심판절차에서의 필요적 심문 등 예정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곧 자녀의 복리를 이유로 면접교섭 조건을 바꿀 필요가 있더라도 이행명령 절차에서 곧바로 변경할 수는 없다. 면접교섭권 제한·배제·변경 사건에서 필요한 절차를 거쳐 종국적으로 그 내용을 변경하여야 한다.

(4) 사안에 대한 적용

확정판결은 면접교섭의 일정과 방법, 일반적 협조의무를 정하면서 동석자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았다. 원심이 부가한 비혈족 여성 동석 금지는 신청인의 면접교섭권 행사에 새로운 제약을 설정한 것이다.

이 조건은 피신청인이 이행하지 않은 의무 중 일부를 골라 이행하도록 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확정판결이 인정한 면접교섭권의 행사 범위를 축소하므로 별도의 변경심판에서 다루어야 할 사항에 해당한다.

(5) 선행 판례와의 연결

대법원 2016. 2. 11. 자 2015으26 결정과 대법원 2025. 5. 23. 자 2025으517 결정은 이행명령으로 확정된 의무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창설할 수 없다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이 판결은 그 법리를 면접교섭 이행명령에 적용하여, 새로운 준수조건이 권리의 실질적 변경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구체화하였다.

Ⅴ. 이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이행명령의 허용 범위를 확정된 집행권원의 내용 안으로 한정하고, 면접교섭권의 제한·배제·변경은 별도의 가사비송절차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절차적 경계를 확인하였다. 향후 같은 유형의 사건에서는 명령의 명칭보다 새 조건이 기존 권리의 행사 범위를 실질적으로 축소하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게 된다. 개별 사건에서 특정 준수사항이 단순한 이행방법의 구체화인지 권리 변경인지는 확정판결의 내용과 실제 효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Ⅵ. 참조조문 · 참조판례

  • 가사소송법 제64조, 제67조 제1항, 제68조, 가사소송규칙 제123조

  • 민법 제837조의2 제3항,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제64조

  • 대법원 2016. 2. 11. 자 2015으26 결정(공2016상, 421)

  • 대법원 2025. 5. 23. 자 2025으517 결정(공2025하, 1142)

출처

  1. 대법원 2026. 8. 24. 선고 2026으552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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