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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평석

퇴사 후 책임 — 2021가소10678·2010다50250 판결

2026년 10월 24일

대상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50250 판결손해배상(기)등

이 글은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거절과 퇴사한 근로자의 프로그램 이용에 관한 두 판결을 다룬다. 두 사건은 흔히 ‘무단퇴사 손해배상’과 함께 검색될 수 있으나, 퇴사 자체가 곧 손해배상책임을 발생시키는지가 아니라 계약 종료의 효력과 퇴사 후 행위의 위법성이 핵심 쟁점이다.

Ⅰ. 사안의 개요

  • 부산지법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아파트 경비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약 2년 동안 부정기적으로 계약을 5차례 갱신하였으나, 피고는 계약기간 만료 30일 전에 업무 태만과 민원 발생 등을 이유로 갱신거절을 통지하였다.

甲이 아파트 경비용역업무를 수행하는 乙 주식회사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아파트 경비업무를 수행하면서 2년간 부정기적으로 5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는데, 乙 회사가 기간만료 30일 전 업무 태만과 민원 발생 등을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을 통지한 사안이다.

  • 원고는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고, 선택적으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부산지법은 피고에게 2,462,535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다.

  • 대법원 사건에서는 원고에게 근무하던 일부 피고들이 퇴사한 뒤 다른 피고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들은 원고가 거래처에 공급한 프로그램을 거래처의 요청에 따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변경하였고, 변경 전후 프로그램은 감정 결과 각각 89.66%와 87.96%의 동일·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원심은 거래처가 프로그램의 저작권 또는 적어도 개작권을 보유한다고 보아 복제권이나 개작권 침해를 부정하였다. 대법원은 특정 프로그램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와 일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Ⅱ. 쟁점

(1) 반복적으로 갱신된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사용자가 업무 태만과 민원을 근거로 이를 배제할 합리적 이유를 증명하였는지가 문제된다.

(2) 퇴사한 근로자가 종전 회사의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이용한 경우, 거래처에 허용된 유지보수 목적의 사용권이 저작권의 양도 또는 개작권의 부여까지 포함하는지가 문제된다.

Ⅲ. 판결 요지

부산지법 2022. 4. 5. 선고 2021가소10678 판결은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가 제시한 평가자료만으로는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갱신거절은 무효라고 보았다.

甲이 아파트 경비용역업무를 수행하는 乙 주식회사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아파트 경비업무를 수행하면서 2년간 부정기적으로 5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는데, 乙 회사가 기간만료 30일 전 업무 태만과 민원 발생 등을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을 통지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甲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데, 乙 회사가 甲의 갱신기대권을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乙 회사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무효라고 한 사례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50250 판결은 프로그램저작권의 양도나 사용허락이 외부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면 저작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추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거래처가 유지보수에 필요한 범위의 사용허락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저작권 전부나 일부를 양도받았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보아 해당 원심판결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甲 주식회사에서 퇴사한 乙 등이 丙 주식회사의 요청에 따라 甲 회사가 丙 회사에 점포별로 개별계약을 체결하여 공급한 전산시스템의 프로그램을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변경하였는데, 두 프로그램의 유사도를 감정한 결과 변경 전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89.66%, 변경 후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87.96%가 동일·유사한 사안에서, 甲 회사와 丙 회사의 계약 체결 양태, 계약서의 내용 및 계약 체결 후 정황 등에 비추어 甲 회사가 丙 회사에 전산시스템의 유지보수를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의 프로그램 소스코드 등에 대한 사용허락을 넘어 변경 전 프로그램 저작권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였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乙 등이 甲 회사의 변경 전 프로그램에 대한 복제권 또는 개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다만 대법원은 퇴사자들이 사용하던 노트북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영업방해나 영업비밀 침해가 성립한다고 보지는 않았다. 변경된 원본 프로그램이 원고의 웹하드와 거래처 서버에 저장되어 있었고, 거래처의 요청에 따른 유지보수 범위에서는 소스코드 사용이 허용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Ⅳ. 검토

(1) 부산지법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과 갱신기대권 법리를 적용하였다. 기간제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계약 내용과 체결 경위, 갱신 기준과 절차, 실제 갱신 관행 및 업무의 성격을 종합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원고는 5차례 계약을 갱신하였고, 피고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비원을 아파트 용역계약 종료 시까지 계속 근무하게 하는 관행을 두고 있었다. 다른 경비원 다수도 계약을 반복하여 갱신하였다는 점에서 법원은 갱신에 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도 엄격하게 검토되었다. 감독일지는 여러 차례 가필된 형태였고, 원고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평가를 받은 다른 경비원은 계속 근무하였으며, 피고는 평가기간에 발생한 민원을 한 건도 특정하지 못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업무나 민원에 관하여 경고하거나 경위서를 작성하게 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도 평가자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 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게 취급되었다.

(2) 대법원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상 저작권의 양도와 사용허락을 구별하였다. 계약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거래 관행, 당사자의 지식과 행동, 계약 체결 이후의 정황을 종합하되, 권리 이전이 외부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면 저작자에게 권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는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29130 판결이 제시한 프로그램저작권 유보와 계약 해석 법리를 이어받은 것이다. 이 사건 계약서는 저작권 양도를 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소프트웨어의 무단복사와 타인에 대한 전도를 금지하였으며, 원고 명의의 프로그램 등록에도 거래처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유지보수를 위한 제한적 사용허락은 인정될 수 있으나, 그 범위를 넘어 프로그램을 복제하거나 개작할 권리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구별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보아 프로그램저작권 침해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하였다.

(3) 두 판결은 퇴사 또는 계약 종료라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부산지법 사건은 근로자의 무단퇴사가 아니라 사용자의 갱신거절 사건이고, 대법원 사건에서도 퇴사가 무단이었다는 점이 아니라 퇴사 후 프로그램 이용의 권원과 침해 여부가 판단 대상이었다.

Ⅴ. 이 판결의 의의

부산지법 판결은 반복 갱신과 실제 고용 관행으로 형성된 갱신기대권을 배제하려면 사용자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평가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확인하였다. 대법원 판결은 퇴사자의 자료 이용에 관한 책임도 퇴사 사실이 아니라 권리 귀속, 사용허락의 범위, 실제 이용행위에 따라 판단하여야 함을 보여준다.

두 판결을 일반적인 ‘무단퇴사 손해배상’의 근거로 곧바로 원용하기는 어렵다. 갱신 관행, 계약 문언, 자료의 보관 상태, 사용허락의 범위와 같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Ⅵ. 참조조문 · 참조판례

  •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저작권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5조(현행저작권법 제45조 참조),제17조(현행저작권법 제46조 참조),민법 제105조

  •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저작권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7조(현행저작권법 제10조 참조),제15조(현행저작권법 제45조 참조),제17조(현행저작권법 제46조 참조),제29조 제1항(현행 삭제),제31조(현행저작권법 제123조 참조),제32조(현행저작권법 제125조 참조),민법 제105조

  •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29130 판결(공1996하, 2639)

출처

  1. 부산지법 2022. 4. 5. 선고 2021가소10678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2.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5025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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