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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평석

후행음주와 위드마크 공식의 증명 — 대법원 2020도6417 판결

2026년 10월 18일

대상 판결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0도6417 판결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이 글은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0도6417 판결을 중심으로 운전 후 추가음주가 있었던 경우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 다룬다. 주된 쟁점은 위드마크(Widmark) 공식의 적용 전제와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이다.

Ⅰ.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2019. 7. 20. 16:25경 약 60m 구간에서 5t 화물차량을 운전하다가 맞은편 승용차를 충격하였다. 경찰관은 16:53경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하여 17:20경 호흡측정을 실시하였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69%로 측정되었다.

피고인은 사고 직후인 16:43경 현장을 이탈하여 소주 360㎖ 1병에 복숭아 음료 1캔을 섞어 마셨다. 수사기관이 약 두 달 뒤 피고인에게 같은 방식으로 술을 마시게 한 뒤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0.115%였으며, 사고 당일 운전 전에 마신 술의 양에 관한 자료는 없었다.

피고인은 2019. 9. 10.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같은 달 18일경 확정되었다. 검사는 이 사건 운전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4%였으며 피고인이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인 전주지방법원은 후행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 증가분을 0.141%로 추정하여 0.169%에서 공제하였고, 운전 당시 추정치 0.028%가 처벌기준치인 0.03%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Ⅱ. 쟁점

(1) 운전 직후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운전 후 추가음주가 있었던 경우 위드마크 공식으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2) 위드마크 공식에 투입되는 체내흡수율, 위드마크 상수, 시간당 알코올분해량 등 개별적 전제사실에 어느 정도의 증명이 필요한지, 불확실성이 남은 경우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통계값을 사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Ⅲ. 판결 요지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0도6417 판결은 원심의 무죄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음주운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음주하고 운전한 직후에 운전자의 혈액이나 호흡 등 표본을 검사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른바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사용하여 수학적 방법에 따른 계산결과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

대법원은 과학공식이나 경험칙을 이용하여 범죄구성요건 사실을 인정하려면 공식 적용의 전제가 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이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일반적으로 범죄구성요건 사실의 존부를 알아내기 위하여 위와 같은 과학공식 등의 경험칙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법칙 적용의 전제가 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에 관하여 엄격한 증명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 가운데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값을 적용하는 방식은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우려가 없으므로 계산결과를 유죄의 인정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시간당 알코올분해량에 관하여 알려져 있는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 중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것을 대입하여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여 운전 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우려가 없으므로 그 계산결과는 유죄의 인정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한다.

Ⅳ. 검토

(1) 도로교통법 제44조와 제148조의2에 따른 음주운전죄가 성립하려면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에 도달하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 운전 후 일정 시간이 지나 측정한 수치는 측정 당시의 상태를 나타낼 뿐이므로, 운전 당시 수치를 인정하려면 시간 경과에 따른 분해량이나 후행음주로 인한 증가분을 구분해야 한다.

(2) 위드마크 공식은 측정이 지연된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를 수학적으로 추정하는 방법이지만, 계산식 자체가 사실인정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 음주정도, 체질, 음주속도, 음주 후 신체활동 정도가 시간당 알코올분해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해당 운전자의 분해량을 평균인과 같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학식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의 도움을 받아 전제사실을 밝혀야 한다. 불확실한 요소가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면 그 계산결과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력을 갖추지 못한다.

(3) 원심은 후행음주 증가분을 산정하면서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 중 피고인에게 유리한 체내흡수율 0.9와 위드마크 상수 0.52를 적용하였다. 그 결과 산출된 0.141%와 재연 측정치 0.115% 중 더 큰 값인 0.141%를 후행음주 증가분으로 보아 측정치 0.169%에서 공제하였다.

그 결과 운전 당시 추정치는 0.028%로 산출되어 처벌기준치 0.03%에 미달하였다. 운전 전 음주량에 관한 자료도 없었으므로 공소사실에 적힌 0.054%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구조이다.

(4) 이러한 법리는 과학공식 적용의 전제사실에 엄격한 증명을 요구한 대법원 2000. 10. 24. 선고 2000도3145 판결, 2000도3307 판결 및 대법원 2000. 12. 26. 선고 2000도2185 판결과 이어진다.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 중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값을 적용할 수 있다는 부분은 대법원 2001. 6. 26. 선고 99도5393 판결의 법리를 계승한 것이다.

(5) 형사소송법 제307조와 제308조의 관점에서 보면, 계산결과의 증명력은 공식의 명칭이나 일반적 활용 가능성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입력값이 증거로 뒷받침되고 불확실성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전가되지 않아야 하며,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증명 원칙이 2회 이상 위반에 따른 처벌 여부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대법원은 처벌을 피하려는 의도적 추가음주가 법질서를 교란하고 정당한 형사처벌을 회피하게 할 수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정책적 필요만으로 증명책임과 합리적 의심의 원칙을 완화하지 않고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다.

Ⅴ. 이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운전 후 추가음주가 있었던 사건에서 사후 측정치만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곧바로 인정할 수 없으며, 위드마크 공식의 각 전제사실에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기준을 확인하였다. 음주운전 금지 규정의 2회 이상 위반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먼저 해당 운전행위의 혈중알코올농도가 형사소송법상 증명 원칙에 따라 인정되어야 한다.

다만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 중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값을 사용한 계산은 허용될 수 있다. 실제 결론은 측정 시점, 후행음주의 양과 방식, 개인별 분해량에 관한 증거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Ⅵ. 참조조문 · 참조판례

  •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48조의2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대법원 2000. 10. 24. 선고 2000도3145 판결

  • 대법원 2000. 10. 24. 선고 2000도3307 판결(공2000하, 2473)

  • 대법원 2000. 12. 26. 선고 2000도2185 판결

  • 대법원 2001. 6. 26. 선고 99도5393 판결

출처

  1.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0도6417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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